봉인씰 3개를 뜯고, 박스 안을 잡아 당길 수 있는 끈을 이용해서 겉 박스를 벗겨낸다. 안쪽 박스를 열면, 위에는 케이스와 설명서, 밑에는 케이블, 이어팁이 담긴 박스와 이어버드가 있다. 이어버드는 꽤 고급스럽게 포장이 되어있지만 이어팁은 가격대에 비해 다소 저렴한 패키징이었다. 푹신한 재질에 모양을 맞춰서 포장되면 좋을텐데 그냥 종이 상자에 심지어 구겨진 채로 있어 넣었다 빼기도 불편하다. 케이블은 이어팁들이 있는 종이 파티션 아래에 위치하고 있고, 잘 꼬이지 않는 칼국수 형태의 주황색 A to C 타입, A 타입 단자 쪽에 JBL 로고가 음각처리 되어있다.
케이스
케이스에는 3개의 흰색 LED가 탑재되어있는데, 이는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며 페어링 대기 상태일때는 순차적으로 점등한다. 케이스 힌지 느낌이 상당히 좋아서 감탄했다. 갤럭시 버즈 플러스처럼 프리스탑 힌지는 아니지만, 케이스 덮개가 매우 가벼워서 열고 닫는데 불편함이 없다. 갤럭시 버즈 2의 경우에는 윗 덮개를 살짝만 내려도 닫혀버리는데, JBL Live Pro 2는 윗 덮개가 열린 각도가 10도 정도까지 내려와야 닫힌다. 윗 덮개의 무게로 인해 닫히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력의 범위 내에 들어와야 닫히고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열리게 되어있는 구조다. 왜 이것이 마음에 드냐면, AKG N400을 사용할 때는 윗 덮개가 너무 무거워서 케이스를 살짝 기울이기만 해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히는데다가 힌지가 잡아주는 것이 없어서 불편했는데 JBL Live Pro 2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힌지 외형 자체는 에어팟 프로와 비슷한 방식을 가진 AKG N400 쪽이 고급스럽다.
페어링
케이스에 이어버드를 넣고 닫은 뒤, 잠시 뒤 열고 기다리면 블루투스를 통해 페어링이 가능하다.
페어링을 하고 착용하면 자동으로 노이즈캔슬링이 켜진다!
착용감
기본으로 medium size 이어팁이 장착되어 있는데, 착용감이 에어팟 프로와 상당히 비슷하다. 이러다가 쉽게 빠질 것 같아서 small 이어팁으로 교체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때, 이어버드를 빼는 순간 압축 고무 패킹처럼 이어팁이 귀 안에 상당히 밀착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에어팟 프로는 음질은 몰라도 착용감은 괜찮은 이어폰인데, 그 느낌을 JBL Live Pro 2에서 정말 비슷하게 잘 만들어놨다.
제스쳐
"콩나물" 의 윗부분을 터치해 조작할 수 있다. 터치 시 G# 음계 소리가 난다. 먼저 양쪽을 모두 착용했을 때, 왼쪽을 한 번 누르면 노이즈캔슬링/주변소리듣기 모드 간 전환이 된다. 왼쪽을 두 번 누르면 TalkThru가 활성화된다. TalkThru란 음악 소리를 낮추고 사람의 목소리만을 증폭시켜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모드로 주변소리듣기 (Ambient Aware) 모드와는 조금 다르다. TalkThru에서 왼쪽을 한 번 누르면 노이즈캔슬링/주변소리듣기 중 TalkThru를 활성화 하기 직전에 사용한 모드로 돌아간다. 왼쪽만 착용하고 왼쪽을 한 번 누르면 주변소리듣기/주변소리끄기 간 전환이 되고, 두 번 누르면 TalkThru를 활성화 할 수 있다. TalkThru가 비활성화 된 상태에서 다시 오른쪽을 착용하면 노이즈캔슬링이 자동으로 켜진다. 오른쪽을 한 번 누르면 재생/일시정지, 두 번 누르면 다음 곡, 세 번 누르면 이전 곡으로 전환할 수 있다.
노이즈캔슬링
노이즈캔슬링 품질이 꽤 괜찮다. 저음역대가 잘 차단되어 귀가 먹먹한 느낌을 만들어주는데, 고음역대는 에어팟 프로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것 같다. 먹먹한 상태에서 사람들 대화 소리만 떠서 들리는 느낌이다. 그래도 데시벨로 측정을 해보면 전체적으로 에어팟 프로보다 소리를 더 조용하게 차단해주어 만족스럽다.
주변 소리 듣기 (Ambient Aware)
에어컨 바람소리가 조금 강조되어 들리는데, 나머지의 일상 소리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이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서 듣는 소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주변 소리 듣기 역시 완성도 있는 품질을 가지고 있다. AKG N400보다 자연스럽고, 주변 소리 듣기를 켜기만 하면 없던 바람소리도 생성이 되는 버즈 플러스와는 비교도 안 된다.
음질
전체적으로 V자형 사운드를 가지고 있지만 저음이 조금 더 강조된 사운드이다. 보컬과 고음은 치찰음 없이 편안한 소리고, 저음은 AKG N400처럼 웅장하게 뇌를 울리는듯한 사운드는 아닌데 소리가 입체적이다. AKG N400은 바로 앞에서 하나의 큰 북을 때리는 듯한 느낌이라면, JBL Live Pro 2는 크기는 조금 작지만 여러 개의 북을 둘러쌓아서 때리는 느낌이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보자면, 내가 JBL Live Pro 2를 페어링하고 처음으로 들은 노래가 Alan Walker - Unity 였는데, 듣자마자 실망했다. 분명히 나는 웅장하게 때리는 듯한 소리를 원했는데 이번 이어폰도 실패인가 싶었다.
그러다가 HONNE - Day 1◑ 을 듣게 되었다. 조금 전에 들었던 저음과는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나왔다. 부족함 없는 저음과 킥 소리가 상당히 고급스럽게 들렸고, 심지어 입체적이었다. AKG N400에서 느낄 수 없었던 해상력과 공간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 여러가지 곡을 들어보며 실험을 해보니, JBL Live Pro 2는 EDM 보다는 팝을 듣기에 적당한 이어폰인 것을 깨달았다. AKG N400은 극저음역대가 조금 더 세고, JBL Live Pro 2는 (여전히 저음역대지만) 약간 더 높은 주파수 대역이 더 세게 들려서 그런지 특히 베이스 악기 소리가 풍부하게 들렸다. 이후에 JBL 앱을 통해 극저음역대를 조금 높이는 이퀄라이저 세팅을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한 점
노이즈캔슬링 사용 시 한쪽 이어버드를 빼면 반대쪽 이어버드에서는 노이즈캔슬링이 꺼져야 하는데, 꺼질 때도 있고 꺼지지 않을 때도 있다. 심지어 가끔은 꺼졌다가 켜지기를 반복해서 이어버드를 끼고 있는 한쪽 귀가 불편하다.
🎧 음악 추천
JBL Live Pro 2로 듣기 좋은 음악을 추천하겠다. 특유의 묵직하고 입체적인 저음을 듣기 좋은 음악들이다.
극저음역대를 올리면 팝 중에서는 Glass Animals - Heat Waves 를 듣는 재미가 있을 듯 하다.
총평
실구매가 127,900원, 이 정도의 가격대에서 들을 수 있는 음질 중에는 최상급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이퀄라이저를 약간만 세팅해준다면 각자 원하는 소리를 맞춰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과 착용감, 노이즈캔슬링 때문에 에어팟 프로가 떠오르는 이어폰인데 애플 생태계와의 연동성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에어팟 프로 상위호환이라고 본다.